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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받아들임'에 대하여.
    cosmic flow 2026. 3. 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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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공부를 하다 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받아들임’이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조금 오해를 했었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마치 어떤 상황에 포기하거나 체념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냥 참고 사는 것 아닐까?”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마음을 공부하고 명상을 계속하다 보니, 받아들임은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오히려 받아들임은 삶을 더 자유롭게 만드는 태도에 가까웠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힘들어지는 순간에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이러면 안 되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지?”
    “이건 잘못된 일이야.”

    라는 마음이 먼저 올라온다.

    현실은 이미 일어났지만
    우리 마음은 그것을 거부하고 밀어내려 한다.

    그래서 마음속에서는 작은 싸움이 시작된다.

    현실은 그대로 있는데 마음은 계속 “아니야, 이건 아니야”라고 말한다.

    이 싸움이 길어질수록 마음은 점점 더 지쳐간다.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많은 고통은 현실 자체보다, 현실과 싸우는 마음에서 생기는지도 모른다.

     

     

     

     

     

    명상을 하면서 조금씩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받아들임은 “이 상황이 좋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아니다.

    받아들임은 단순하다.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비가 오는 날에
    “왜 하필 오늘 비가 오지?”라고 불평하는 대신

    “아, 오늘은 비가 오는 날이구나.” 라고 알아차리는 것.

    문제가 생겼을 때
    “이건 절대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야”라고 밀어내기보다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났구나.” 라고 바라보는 것.

    받아들임은 현실을 인정하는 첫 번째 태도다.

     

     

    흥미롭게도 우리는 어떤 상황을 받아들이는 순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경험을 한다.

    예를 들어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을 때 처음에는 마음이 복잡해진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렇게 말하게 된다.

    “그래, 이미 일어난 일이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그 순간 마음의 방향이 바뀐다.

    현실과 싸우던 마음이 이제는 현실 속에서 길을 찾기 시작한다.

    그래서 받아들임은 포기가 아니라 지혜의 시작이라고 느껴진다.

     

     

     

     

     

    받아들임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아주 작은 순간에서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을 때
    “아, 지금 일어나기 싫은 마음이 있구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지금 조금 답답한 상황이구나.”

    누군가의 말에 마음이 상했을 때
    “아, 내가 지금 속상하구나.”

    이렇게 내 마음과 현실을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
    받아들임의 첫 걸음이다.

    우리는 보통 마음속 감정을 빨리 없애려고 한다.
    하지만 마음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은
    감정은 억지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해되는 순간 자연스럽게 지나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받아들임은 마음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이해하는 태도에 가깝다.

     

     

    받아들임을 조금씩 연습하다 보면
    삶이 이전보다 조금 부드러워진다.

    예전에는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이 어긋나면 마음이 쉽게 흔들렸다.

    하지만 받아들임을 배우면서 이런 생각이 생겼다.

    “삶은 언제나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있다.”

    이 생각이 생기자 마음이 조금 여유로워졌다.

    상황이 완벽해져서가 아니라
    마음이 덜 싸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음공부를 하다 보니
    받아들임은 결국 삶에 대한 신뢰와 연결된다는 느낌이 든다.

    모든 일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차분히 다음 걸음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지혜일지도 모른다.

    받아들임은 삶을 포기하는 태도가 아니라

    삶과 함께 걸어가겠다는 태도다.

     

     

     

    받아들임은 현실에 항복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싸우지 않고 그 안에서 길을 찾기 시작하는 마음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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