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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왜 통제할수록 커질까 : 밀어내지 않을 때 비로소 지나가는 것들cosmic flow 2026. 1. 28. 01:32
밀어내지 않을 때 비로소 지나가는 것들
감정은 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아무 일도 없던 것 같은 하루에, 문득 가슴이 무거워지고 이유 없는 불안이 밀려온다.
그럴 때 우리는 습관처럼 말한다.
“이러면 안 돼.”
“괜찮아야 해.”
“생각하지 말자.”하지만 이상하게도 감정은 그럴수록 더 선명해진다.
애써 무시하려 할수록, 감정은 몸 어딘가에 뿌리를 내린다.
그렇게 회피하고, 애써 감추며 억눌렀던 감정들은
결국 어느 시점이 되면 한꺼번에 터져나온다.
내 인생이 주체없이 추락하고만 있다는 느낌이 들고,
더이상 회생 불가능할것만 같고,
지금 여기가 바로 지옥인가 싶은 그런 상황, 혹은 그런 느낌이 지속될 때.
정신적인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실제로 몸의 어딘가도 아파온다.
이유 없는 두통이 지속되거나,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어 유행병에 걸리거나,
아주 사소한 병부터 암같은 큰 병까지 나타날 수 있다.
바로 이 때가,
그동안 억눌려왔던 감정들이 비로소 해체되고자 애쓰는 때이다.
더 이상은 이대로 견딜 수 없다는 판단으로 오히려 살 길을 모색한 것이다.
나의 억눌린 감정들이 절망적이고 비극적으로 보이는 그 상황을 만들었고,
그것은 바로 그것(감정들)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스스로 택한 방법인 것이다.
고통스럽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 터널을 통과해야만 하며,
제대로 통과하기만 하면 그 후 인생이 한결 편안하며 자유로울 수 있다.
나 역시 지금 그 터널을 통과하는 중이며,
하루 하루가 고통스럽고, 끝을 알 수 없음에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저 담담하게 하루 하루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오직 나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연습은,
명상 뿐이었기에, 명상이 뭔지도 모른 채 명상을 시작했다.
명상이라도 시작했다..가 더 맞는 표현이겠다.

명상을 하며 알게 된 사실은 이것이었다.
감정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통과의 대상이라는 것.우리는 감정을 문제로 배운다.
슬픔은 약함이고, 분노는 미성숙이며, 불안은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그것을 밀어내려 한다.
하지만 감정은 생각과 다르다.
생각은 관찰로 거리를 둘 수 있지만,
감정은 몸의 에너지로서 먼저 반응한다.불안을 느낄 때, 가슴은 조여오고 호흡은 얕아진다.
슬픔이 올라올 때, 어깨는 처지고 시선은 아래로 떨어진다.
이 반응은 잘못이 아니다.
살아 있다는 증거다.문제는 감정이 아니라,
감정을 느끼는 나 자신을 거부하는 태도다.
“이 감정을 느끼는 나는 부족해.”
“이런 감정은 없어야 해.”
이 거부감이 감정을 더 오래 붙잡아 둔다.명상에서 감정을 대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없애려 하지 않고, 바꾸려 하지 않고,
그저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허용하는 것.“아, 지금 불안이 있구나.”
“지금 슬픔이 올라오고 있네.”
그 말 한마디로 감정은 처음으로 숨 쉴 공간을 얻는다.
놀랍게도, 감정은 허용될 때 가장 빨리 지나간다.
우리가 손을 떼는 순간,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마치 움켜쥔 손을 펼쳤을 때 긴장이 풀리듯,
감정도 붙잡지 않을 때 제 갈 길을 간다.감정을 느낀다는 건 약함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건,
내면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증거다.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 애쓰는 삶은,
고통뿐 아니라 기쁨도 함께 차단한다.조용히 앉아 감정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다 보면,
하나의 중요한 깨달음에 닿게 된다.
감정은 ‘나’가 아니라, 나를 지나가는 경험이라는 사실이다.
그때부터 감정은 삶을 흔드는 폭풍이 아니라,
지나가는 날씨처럼 다가온다.감정은 통제될 때 머물고, 허용될 때 비로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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